
헤어진 전 여자친구를 상습적으로 협박하고 괴롭힌 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남성이 교도소에서 편지를 보내와 피해 여성이 불안에 떨고 있다. 피해 여성은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편지에 ‘내가 여기에 평생 갇혀있는 것이 아니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어 정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호소했다.
협박 사건을 수사한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40대 A씨는 또래 여성 B씨와 5개월가량 사귀다가 지난해 7월 헤어진 뒤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20차례에 걸쳐 협박하는 등 1년 가까이 데이트 폭력을 가한 혐의(상습협박·재물손괴 등)로 구속기소됐다. B씨의 차량 타이어에 일부러 펑크를 내기도 했다.
B씨는 “특히 원하지 않는데도 사는 집 앞에 통닭과 중국 음식을 배달시켜 놓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케 했다”고 말했다. A씨를 피해 B씨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지만 호남 지역에 사는 A씨는 대구까지 따라와 B씨에게 계속 만나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A씨는 노트에 쓴 A4 1장 반 분량의 편지를 지난 2일 B씨에게 전달했다. 변호사가 편지 전달을 만류했지만 끝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전한 편지라고 한다.
A씨는 편지에 “눈을 감으면 네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미움도 크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마음 한쪽엔 미워하고 두고보자 하는 마음도 있긴 하지만 그러면 뭐하겠냐”며 “너도 이 정도면 할 만큼 하지 않았니. 여기서 더 나가면 뭐하겠니. 그런다고 오빠가 여기에 평생 갇혀있는 것도 아닐 거 너도 알 것 아니니”라고 썼다.
또 “우리 처음 시작했을 때를 잠시만 생각해 봐. 생각을 해 봤다면 그만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잘 생각해 보고 답장을 주든지 아님 거기서 여기 얼마 안 되는 거리니까 접견을 한 번 오든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작을 했으니 마무리도 해야겠지? 빠른 시일 안으로 연락 줘”라고 적었다. “접견 오려면 하루 전에 예약해야 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 편지를 받은 B씨는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B씨의 지인은 “B씨가 ‘전 남자친구가 출소한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너무 불안해 한다”고 전했다.
B씨의 지인은 “B씨는 편지를 받은 후부터 음식을 먹을 수 없고 억지로 먹는다 하더라도 구토 증상에 시달린다. 매일 악몽을 꾸고 눈에 실핏줄이 터졌으며 정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씨가 반성을 하기는커녕 B씨 때문에 구속됐다고 생각하고 있어 B씨는 자신이 훗날 A씨가 풀려났을 때 해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B씨는 A씨의 엄벌을 원하고 있다. 출소 후에도 B씨 신변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초 협박 신고가 접수됐을 당시 경찰은 B씨에 대한 신변 보호 등록을 하고 스마트 워치를 지급하는 등 신변 보호 조치를 했다. 그럼에도 A씨가 계속해서 B씨를 협박하자 경찰은 구속 수사를 결정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은 남녀 간의 단순 사랑싸움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 행위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피해 여성뿐 아니라 이를 목격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112 신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요약 - 40대 A씨가 또래 여성 B씨와 5개월가량 사귀다가 헤어진 뒤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20차례에 걸쳐 협박하고 B씨 타이어를 펑크 내는 등 1년 가까이 데이트 폭력을 가한 혐의로 구속기소 됨. 특히 배달음식을 맘대로 B씨 집앞에 맘대로 배달시키는 거에서 B씨가 가장 고통받음.
구속 중에 재판을 받고있는 상태로 A4 1장 반 분량의 편지를 지난 2일 B씨에게 전달했다. 변호사가 편지 전달을 만류했지만 끝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전한 편지라고 한다.
내용인즉슨 내가 평생 여기 있겠냐? 연락해라. 접견이라도 와라. 이러면서 접견은 하루전에 신청해야된다 메뉴얼까지 써줌.
B씨는 A씨 출소 후가 너무 불안함
https://news.joins.com/article/23818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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